[중국사] - 여진족의 금 등장과 송 최대의 치욕, 정강의 변
거란과 송이 화북을 두고 대치하던 시기인 11세기 초, 거란의 뒤쪽 만주 일대에서는 새로운 민족이 발흥하여 세력을 키워 나갔다. 이 세력은 말갈이라 불리던 부족인 여진이다. 여진의 발흥은 송나라, 요나라, 고려의 균형을 이루던 동아시아 전역을 다시금 전란으로 몰아간다.
여진은 기본적으로 반 농경 반수렵을 병행하는 민족이다. 이들은 고구려의 후예인 발해 건국되자 발해에 복속되었다. 그러나 요나라에 의해 926년 발해가 멸망하자 다시 거란, 요에 복속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발해시절에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요나라 시기에도 복속되긴 하였으나 여전히 정체성을 지키고 있었다.
여진이 요나라에 귀속한 정도를 가지고 남쪽의 숙여진과 북쪽의 생여진으로 구분되기도 하였다. 생여진은 요나라와 거리가 어느정도 있는 북만주 일대에 거주하며 지금까지 전해져온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에 반하여 숙여진은 요의 지배에 복속되어 점차 농경생활에 익숙해져가는 생활 방식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에 대항하여 생여진의 완안부에서 봉기의 깃발이 올랐다.
1113년, 생여진 완안부의 아골타는 여진부족의 연맹장이 되었다. 아골타는 현재 아무르강의 배수지역인 하얼빈시 아청구 일대를 지칭한다. 이곳에서 발흥한 여진세력은 1114년 요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후, 거병하여 여러 전투에서 승리하였다. 그리고 만주일대를 평정하고 1115년에는 스스로 황제에 즉위하여 국호를 대금이라고 칭했다.
만주 일대에서 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자 송은 금이 요의 배후를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송은 새로운 세력인 금과 연대하여 연운 16주를 다시 빼앗아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송은 거란과 수교를 맺기위해 사신을 보냈고, 이들의 전략적 제휴는 성공하였다. 당시 송은 요의 감시를 피해서 해상으로 사신을 보냈기에 송과 금의 동맹을 해상의 맹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맹약 직후 송과 금은 요에대한 협공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금의 진공은 예상대로 진행되었으나 송은 내부에서 일어난 방랍의 난 등으로 인하여 공격이 늦어졌다. 반란을 진합하고 다시 금을 공격하기도 했으나 참패를 당하여서 결국 송은 금에 군사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결국 송은 금에 대가를 지불하기로 하고 그 원조를 믿은 금나라는 요나라를 1125년에 멸망시켰다.
그러나 송은 금에게 전쟁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 온갖 방법으로 대가를 미루었고 새롭게 동북지방의 패자가 된 금을 견제까지 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양측의 신뢰는 무너졌고 금은 송에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다. 금의 대군은 파죽지세로 송의 수도인 카이펑으로 밀려들어왔으며, 이를 본 당시 황제 휘종은 황제 자리를 아들 흠종에게 물려주고 강남으로 도망가 버린다. 개봉을 포위당한 송은 어쩔 수 없이 금에게 배상금과 영토를 주고 화의를 맺었다.
그러나 금의 대군이 북방으로 물러가자마자 송 조정 내부에서는 강경파가 득세하여 금과의 전쟁을 결의하였다. 이에 금은 다시 대군을 파견해 개봉을 2차로 포위하였고, 공방전 끝에 함락시켰다. 그리고 휘종과 흠종, 수천명의 포로를 잡아 북방으로 끌고 갔다. 송의 수도인 카이펑은 철저히 약탈되었다. 송나라는 1127년 멸망하였고 이를 당시의 연호를 따라 정강의 변이라고 칭한다.
먼저 존재하였던 송나라 라고 하여 이를 북송이라고 부른다. 북송의 마지막 황제인 흠종의 동생이었던 조구가 남쪽으로 도망쳐 항주에서 황제를 선언하고 금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 강남에서 송을 재흥하였는데 이를 남송이라고 부른다.
거란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여진민족의 역사는 중국사로 편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의 역사는 그들의 역사대로 평가되어야 하고, 어느 항목으로 카테고리화 시킨다면 중앙아시아사로 편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역사가 중국사에 나타나는 이유는 오직 이들이 중국을 지배했다는 이유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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