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사] - 일제의 만주침략과 만주국 성립, 한반도 병참기지화 정책

[근대사] - 일제의 만주침략과 만주국 성립, 한반도 병참기지화 정책

선양을 침략하는 일본군 관동군 / 만주국 지도

일제는 대공황으로 인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1931년 9월 만주사변을 일으켜서 만주를 침략한다. 일제는 군국주의 국가답게 대륙진출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찍이 1910년대 부터 간도에 병력을 보내는 등의 침략행위를 끊임없이 저질렀으나, 193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침략카드를 꺼내며 만주국 설립이라는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만주국 초대 내각과 황제 푸이

만주를 침략해 청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를 내세워 괴뢰국인 만주국을 세운 일본군은 그 야욕을 드러내 1937년에는 중일전쟁까지 일으켰다. 이는 일제의 중국대륙에 대한 침략을 본격화하는 것이기도 했다. 전쟁 초기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중국의 도시들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승리는 도시라는 점과 철도라는 선만을 점령한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중국대륙에 산재한 수많은 농촌은 일본군의 점령에서 벗어나 있었고, 이곳들은 항일무장투쟁의 근거지가 되었다. 일본군은 점령한 중국의 도시들에서 학살을 자행했는데, 1927년 말부터 1928년 초까지 남경에서는 수십만명의 중국인들이 일본군에게 학살되었다. 이를 남경학살, 또는 남경대학살이라고 한다.

일본군의 남경대학살 당시 사진 (좌) / 국공합장 당시의 장개석과 마오쩌둥 (우)

일본의 침략상황이 심각해지자 국공내전을 진행하고있던 국민당군과 공산당군은 국공합작을 통해 공동으로 일본군에 대응하고자 했다. 합작군과 중국 민중의 반격을 받은 일본군은 중국 내륙으로의 진출에 애를 먹었다. 장개석의 국민당군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상 추가적인 공세와 점령은 어려운 것이 자명하였다. 당시 국민당군은 버마를 통해 미국의 물자를 받으면서 일본에 대항했다. 일본은 군비를 늘리면서 서방의 경제제제와 봉쇄로 곤란에 빠져있었다. 특히 고무와 석유 같은 전략물자의 수급이 어려운 상태였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은 동남아시아 자원지대로의 팽창을 꾀했다. 동남아시아의 고무와 석유는 일본으로서는 참지 못할 유혹이었다. 이로서 아시아는 일본이 주장하는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쟁의 포화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세력을 팽창시키는 동안 유럽에서는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일본은 독일, 이탈리아와 손잡고 연합군과의 전쟁에 들어갔다. 1941년 12월 일본군은 미군의 해군기지가 위치한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하여 전과를 올렸다. 당시 일본은 선전포고도 진행하지 않은채 공격한 사항이라 국제적 비난여론이 더욱 커졌다.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 미국내 전쟁여론이 급물살을 타면서 태평양전쟁이 일어났다. 당시 미국은 “German first”라는 기조였기에 태평양 전쟁보다는 유럽전선에 더 큰 관심을 쏟았다. 당시 일본군은 태평양 전쟁 초기 몇달간은 승전을 거듭해 필리핀을 점령하고, 인도차이나, 말레이반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인도 차이나 대부분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권역과 미드웨이 해전

그러나 곧 미군은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해왔다. 필리핀에서 밀려난 맥아더의 미군은 호주에서 전열을 가다듬었고, 미 서부에서 해군이 출항해 태평양 전역에서 일본 해군과 맞섰다. 초기와 달리 전쟁이 진행될 수록 일본군은 함대의 손실이 누적되며 점차 불리해졌다. 산호해 해전, 미드웨이 해전, 과달카날 섬 전투에서 일본군은 계속해서 참패했으며 결국 수세에 몰리게되었다. 일본은 불리해진 전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점령지와 식민지에서 자원을 가혹하게 쥐어짜냈다. 물론 한국은 그 첫번째 대상이었다. 1930년대 세워진 한반도 군수품공장에서는 계속해서 군수품을 찍어냈고, 식량과 광산자원 역시 수탈하였다. 1930년대 일제의 남면북양 정책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탈정책이었다. 이는 한반도 남쪽에서는 면포를 생산했고, 목축이 가능한 북쪽에서는 양모를 생산하는 정책이었다. 또한 한반도의 남쪽은 경공업, 북쪽은 중공업을 중심으로 개발하여 오로지 일제의 필요에 의한, 일제를 위한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만들었다. 게다가 일상용품은 물론 집에서 사용하는 그릇과 수저 등도 공출하여 무기로 만들었다. 

한국인을 동원한 위안부와 강제징용, 아직도 피해보상과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탈은 오직 자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일제는 지속된 전쟁으로 만성적인 병력부족에 시달렸다. 이러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군에 들어올 일본인 자원이 부족해지자 2등신민으로 치부하여 무기를 쥐여줄 생각이 없었던 한국인을 차출하여 병사로 활용하려 하였다. 이들은 우선 사상적 기반으로 "내선일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조선인에게도 영광스러운 의무를 주겠다며 호도하였다. 한국인들은 징병, 징용을 통해 강제로 전선과 공장, 탄광으로 끌려갔다. 이때 이루어졌던 강제 징용과 징병에 대한 사과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근로정신보국대라는 이름으로 근로공장에 동원되었으며 상당수 여성들은 군 위안부로 끌려가 성노예로 만들었다. 이들은 이러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퇴각할때 이 여성들을 잔혹하게 학살하였다. 이들의 잔인한 행동에 대한 사과 역시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황국신민서사와 실제 암송 모습

일제는 침략전쟁을 미화하기 위해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며 선전하였다. 이들은 서양 제국주의자를 몰아내기 위한 전쟁에 아시아인들이 동참해야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한국인의 민족 자체를 말살시키고 내선일체와 일선 동조론을 내세웠다. 또한 창씨개명을 통해 이름의 변경을 요구했고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당시 일제는 일상생활에까지 관의 통제를 실시하여 매일 아침마다 일왕이 있는 도쿄로 절을 하게 만들고 황국신민의 서사를 외우게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동화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에 대한 멸시와 차별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는 한국인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었다. 한국인들은 일제의 억압과 수탈 속에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한국인들의 독립운동은 꾸준히 이루어졌으며, 곧 다가올 광복을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