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서돌궐을 복속시키고 타림분지 도시국가들을 장악하면서 서역지배를 완성하는듯 했으나, 다시금 세력의 도전에 직면해야했다. 티베트 고원에 위치한 토번 왕국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의 기록 속에서 토번으로 나오는데 토번은 티벳을 옮겨 기록한것이다. 토번 왕국은 7세기 티베트 라싸를 중심으로 건설되어티베트 고원지대의 여러 민족들을 흡수통합하면서 9세기 중반까지 국가의 명맥을 유지했다.
토번 왕국의 건설자는 송첸감포였는데 그는 고원을 통일한뒤 634년 당나라와 접촉하였다. 그는 선비족 탁발부의 후예로 당나라 공주와 혼인하여 국격을 높이려했으나 주변 유목민인 토욕혼의 방해로 성사되지 않았다. 하여 송첸감포는 636년 군대를 이끌고 토욕혼을 정발하고 당항, 백란등의 유목부족들을 차례로 정벌하였다. 이후 당의 서쪽 변경인 송주를 포위하고 혼인을 종용하였다.
당시 당 태종은 돌궐과 서역에 군사력을 집중하고있어 토번과의 군사적 갈등은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티베트의 요청대로 641년 당과 토번과의 결혼이 성사되었다. 당나라의 문성공주는 송첸 감포의 아들 궁송 궁첸과 결혼했다. 그러나 643년 그가 사망하자 송첸 감포가 다시 즉위 했고 3년상이 끝난 후 문성공주는 티벳의 수계혼 풍습에 따라 송첸감포와 결혼 했다. 문성공주는 궁첸이 죽은 이후 송첸캄포의 첩이되었다. 문성공주는 역법을 갖고 있지 않던 토번에 당시 당에서 사용하던 60갑자를 전했다. 토번에서도 귀족 자제를 당의 수도인 장안으로 보내 교육받게 하여 양국의 교류가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문성공주의 혼인을 계기로 티베트와 당은 30년 가까이 평화로운 상태였다. 그러나 송첸감포가 사망한 이후 토욕혼에 대한 주도권 문제로 양국은 군사적 갈등을 맞이한다. 토욕혼은 선비계 유목민족으로 국가를 세워 일대를 평정하기도 했다.
당시 세계적 군대인 당군에 맞서 토번은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일진일퇴의 선전을 펼쳤다. 당군이 토번군에 집중하는 사이 서돌궐은 677년 반기를 들고 자신들의 국가를 건설하고 690년에 튀르기쉬라는 서돌궐 집단까지 나타나 당의 국경을 어지럽게 했다. 뒤이어 돌궐의 2제국이 나타나자 당은 티베트와 돌궐 사이에서 협공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당은 토번이 파미르 고원으로 진출하여 발루치스탄, 길기트, 와한등을 복속시키자 747년 고선지 장군을 보내어 주변 교통로를 확보하였다. 고선지의 원정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당은 서투르키스탄까지 진출하였으나 이곳에서 고선지 장군은 새로운 세력과 맞닥드리게 된다. 새로운 세력은 아랍인들로서 고선지 장군은 곧 아랍군을 맞이하고 탈라스전투를 벌이게 된다.
티베트는 659년 친당 성격을 가진 토욕혼 정권과 이를 지원하던 당나라에 군대로 공격하여 타격을 입힌다. 이에 당나라 장수 소정방은 좌천되고 설인귀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다시 티베트를 공격하나 설인귀의 부대마저도 참패를 당한다. 이 전쟁의 결과로 토욕혼은 나라가 완전히 멸망하고 쿠차에 있던 당의 안서도호부마저 함락된다. 당은 안서도호부를 투르판으로 옮기지만 이제는 사실상 토번 왕국에 의해 당의 서역지배체제는 완전히 붕괴된다. 토번은 676~677년 당의 감숙과 사천지방까지 군사를 진출시켜 위협을 가했고 678년 당도 군대를 이끌고 청해호 인근으로 진군시켰으나, 되려 토번군에 포위당하여 당군이 괴멸되는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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