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사] - 유목민족 오환의 등장
유목민족 오환의 이름은 본디 동호였다. 중국의 기록에 따르면 흉노의 선우 묵특의 공격으로 동호가 근거지에서 쫓겨나 이동하였는데, 이들이 도망하여 자리잡은 와환산과 선비산에서 살게 되어 오환과 선비가 생겨났다. 이 기록을 따르면 기원전 3세기 말 몽골 초원 동남부에 거주하던 유목민족이 흉노 묵특의 공격으로 동북쪽으로 이주하면서 싱안링 상맥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 세력이 바로 오환이 된다.
한나라 한무제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당시 랴호허 유역까지 남하해있던 오환을 상곡, 어양, 우북평, 요동, 요서등 5군으로 나누어 거주시켰다. 그리고 관직으로 호오완교위를 임명하여 이들을 관리, 감독하여 힘을 키우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오환의 수령들에게 연 1회 한나라 조정으로 입조하도록 하여 유목민족이던 오환을 한나라의 세계관인 조공체제에 편입시키려 하였다. 그러나 오환은 완전히 한나라에 종속된 것은 아니였다. 여타 다른 유목부족들이 그러했듯 한나라에 입조함과 동시에 흉노에서 세를 바치며 양쪽 모두에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이는 두 거대 제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치였다.
1세기 중반 흉노가 2차 분열로 인해 북흉노와 남흉노로 나누어지자 오환은 자신의 근거지를 옮겼다. 열하의 남변에서 하북 장성지대 및 오르도스 서부에 이르는 지역에 걸쳐서 거주하였다. 당시 오환은 후한에게서 의복과 식량을 지원받으며, 북방의 북흉노와 선비에 대하여 정찰 및 방어임무를 수행하였다. 이른바 후한의 변경을 지키는 이민족 울타리였던 셈이다. 한나라 왕조의 이이제이 수법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환은 1세기 후반 한나라의 군대와 함께 북흉노를 공격하여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으나, 한나라의 잦은 군사징발과 이웃한 유목민족 선비의 빈번한 약탈로 인하여 187년 후한의 장수인 장순이 한나라에 반란을 일으킬때 동조하여 한나라에 대응하기도 하였다. 오환족의 대인들은 장순과 연합하여 청주, 서주, 유주, 기주 등에서 군사활동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장순의 반란이 공손찬에게 토벌되면서 오환은 자신의 근거지로 물러간다.
얼마지나지 않아 후한이 멸망하자 오환은 후한 일부 지역을 정복하고, 후한말 하북의 군웅인 원소를 지지하였으나 207년 조조의 정벌로 인하여 원소의 세력이 와해되었다. 동시에 오환 역시 세력의 구심점을 잃었는데, 오환의 부족들은 중국 내지로 이동하거나 일부는 선비에 흡수 되므로서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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