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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사

[중앙아시아사] - 흉노의 등장과 만리장성

by Timemapcatographer 202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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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사] - 흉노의 등장과 만리장성


흉노의 세력범위

은주 이래로 춘추전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북방에 살던 여러 민족들은 주로 정주생활을 하며 보병을 기반으로한 전투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에서 3세기로 넘어갈 무렵 계절적 이동을 하며 기마전을 수행하는 새로운 민족이 등장했다. 중원 사람들은 이들을 가르켜 호(胡)라고 불렀다. 이 호라는 명칭은 특별한 부족이나 국가를 가르키는게 아닌 유목적 생활양식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는 넓은 범위를 가진 단어였다. 따라서 동호, 임호,누번, 흉노 등은 모두 호에 속하는 집단이었다. 

1번이 흉노족 전사, 2번 타슈티크족, 3번 쿠샨족

최초의 유목국가였던 스키타이가 역사에 등장한지 3세기 정도가 지난 뒤 유라시아 동쪽에서도 최초의 유목세력이 국가를 이룬다. 역사서에 나타나는 처음 기록은 유명한 사가 사마천의 <사기>에서 나타나는데, 역사에 나타는 기록으로는 B.C 318년에 진나라를 유목민들이 공격했으나 패배했다는 기록이다. 사료의 작성자인 중국 측에 따르면 은주 시대 이래 흉노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유목민족은 존재해왔고 위치 또한 중국 북방에 위치해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이들이 흉노와 직접적, 간접적 연관성이 있다는것은 입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대 동아시아에서 전국시대 국가들과 유목민족인 흉노는 교류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胡), 즉 유목민의 출현은 곧 장성의 축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목민들의 말을 이용한 기동성은 농경생활을 영위하고 정주하는 생활과 그에따른 보병전에 익숙한 기존의 전투방식으로는 상대할수 없었고 기병을 상대키 위한 방법으로 성을 길게 쌓은 장성이 발명되었다. 동쪽의 연나라에서부터 서쪽의 조나라까지 전국시대에 북방과 국경을 맞댄 각 나라들은 북쪽에 성벽을 쌓고 새롭게 나타난 기마민족으로 부터 자신들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했다. 

진나라가 B.C 221년 전국시대를 통일한 뒤 이 각나라에서 만든 성벽들을 연결하고 보수하여 만리장성으로 완성시켰다. 그러나 이때 흉노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흉노의 세력이 결집되는 것을 두려워한 진시황은 기원전 215년 몽염에게 10만의 병사를 주어 흉노를 공격하게하였다. 진의 장군 몽염은 흉노의 지배 아래 있던 황하이남의 오르도스 지방을 점거하는등의 성과를 올렸지만 이는 흉노가 이후에 제국으로 성장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에 불과했다. 

 

우선 진나라의 공격을 받은 흉노는 초원이었던 오르도스 지방의 근거지를 잃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묵특선우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나타나고 흉노를 공격했던 진시황이 사망하게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진시황 사망 이듬해인 B.C 209년 흉노의 세력을 완전히 장악한 묵특은 주변의 크고 작은 유목집단들의 서열관계를 재편하기 시작한다. 우선 동쪽의 싱안링 산맥의 동호를 급습하여 복속시키고 서쪽의 월지를 공격하여 그들을 서쪽으로 밀어냈다. 그 후 남쪽으로는 오르도스 초원지대의 누번과 백양을 병합하여 진나라에 빼앗겼던 오르도스지방을 다시 수복하였다. 이는 말과 목축업이 가능한 초원지대를 확보하는 작업으로 군사력과 직결되는 사항이었다. 또한 북쪽 바이칼호 방면으로는 혼유, 굴사, 정령, 격곤, 신려등 중소 초원 유목세력들을 모두 복속시켰다. 

 

진대의 병사

흉노가 세력을 키우고 있을 쯤 진나라는 진시황 사후 각지에서 일어난 반란에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이어지는 혼란을 수습하고 통일을 완수한 유방의 한나라는 긴 내전을 거쳐 약해진 채로, 흉노라는 거대한 적을 다시 맞이해야만 했다. 한 고조 유방은 통일전쟁을 거치며 양적, 질적으로 강대해진 한나라 군대를  이끌고 B.C 200년 흉노를 공격한다. 그러나 오히려 고조가 본대와 떨어져 고립되면서 흉노에게 뇌물을 바치고 겨우 목숨만 살아서 철군한다. 평성지방에서 있었던 이 사건을 ‘평성의 수치’라고 부른다. 또는 흉노에게 포위되었던 곳이 백등산이여서 '백등산 포위전'이라고도 한다. 

전한대의 기병

평성의 수치 직후 한과 흉노는 화친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조약을 맺게되는데 사실상 한나라가 흉노에게 일방적으로 물자와 공녀를 바치는 조건으로 화친을 맺게 되었다. 

 

이제 흉노는 만리장성 이북의 모든 유목민 세력을 통합하였고 복속시켰다. 게다가 만리장성 남쪽의 한나라 또한 굴복시켰다. 흉노는 초원에서는 구할 수 없는 각종 자원과 사치품을 약탈이라는 노력 없이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흉노의 군주인 선우는 서쪽은 알타이 지방에서 동으로는 싱안링 산맥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를 다스리며 한나라와의 화친에서 얻은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를 아우르는 제국의 기틀을 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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