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 - 알렉산드르 2세의 등장과 러시아의 농노제 개혁 (1855-1881)
유럽의 헌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억압했던 러시아 차르 니콜라이 1세는 1853년 발발한 크림 전쟁으로 인해 무너지게 되었다. 러시아의 지나칠 정도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억압과 팽창주의 확장이 오히려 유럽 국가들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켰고, 러시아가 유럽에서 고립당하게 된 것이다. 니콜라이 1세는 크림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참패를 당하기 시작하자, 군사적 정치적 타격을 입은 채 실의에 빠졌다. 그는 비가 오는 날 크림반도로 출진하는 군대를 사열하다가 폐렴으로 쓰러져 1855년 생을 마감했다. 크림전쟁은 1856년 끝났다.
알렉산드르 1세는 37세의 나이에 부친인 니콜라이 1세의 뒤를 이어 러시아 제국의 12대 차르로 즉위했다. 그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상태였고, 니콜라이 1세의 순종적인 아들이었기에 즉위하기 이전에는 어떠한 자유주의적 성향도 보이지 않았다. 평생에 걸쳐 보수주의적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가 직면한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방대하고 근본적인 개혁들을 실시했다.
러시아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크림전쟁이 종식되고, 알렉산드르 2세의 성명서에는 러시아의 개혁을 약속하는 구절이 들어갔다. 니콜라이 1세의 가혹한 조치들은 철회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농노문제였다. 19세기 러시아의 인구 6,700만 중 5천만이 농민이었고, 이중 80%에 해당하는 4천만명이 농노라는 예속상태에 묶여있었다. 러시아 제국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있어서 농노제의 유지는 점차 효율이 떨어지는 제도였다. 영세한 귀족들은 자신의 농노들을 부양할 수 없었으며, 큰 빚을 지게 되었다. 러시아의 농노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또한 계속해서 일어나는 농민반란 역시 농노제 개혁을 해야만 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했다.
역사학자 세멥스키는 19세기에 일어난 러시아 농민 봉기는 550회라고 발표했다. 소비에트의 역사학자 이그나토비치는 농민 봉기가 1,467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1801년-1825년에는 281회, 1826년-1854년에는 712회, 그리고 농노제 폐지 이전의 알렉산드르 2세의 통치기간인 6년 2개월에는 474회의 농민봉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그나토비치는 이러한 반란으로 인해 촉발된 인적, 물적 손실과 질서 회복을 위한 군사적 노력 등도 매우 증대되었음을 강조했다.
알렉산드르 2세는 대관식에서 농노제가 아래로부터 폐지되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위에서 폐지하는 것이 낫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1858년에 농노해방을 심의하기 위해 귀족 위원회가 모든 주에 설치되었고, 상트페테부르크에는 중앙 위원회가 설치되어 개혁을 진행했다. 그러나 농노해방이라는 개혁은 보수주의자들의 적대적 태도에 직면했다. 이들의 반대는 “개명된 관료들"과 자유주의자들의 노력에 의해 무마되었고 2월 19일의 법에 의해서 농노제는 폐지되었다. 이날 이후로 러시아에서 신분의 예속상태는 사라졌다.
러시아의 농노해방은 여러 비판점도 있지만 대개혁이라고 불릴만 하다. 러시아 5,200만 농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 내전을 통해 400만 흑인 노예가 해방된 일과도 비교될 수 있다. 특히 귀족이 소유한 모든 것의 몰수가 아닌 타협과 조정을 통해 해결책이 제시되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비록 급진주의자들은 농노에게 땅의 모든 권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실망하기는 했다. 이러한 문제는 농노제 폐지 이후에도 농민들이 빈번하게 벌이는 소요의 원인이 되기도 했으며 농촌에서의 고통과 절망은 러시아 제국이 멸망하는 순간까지 강력한 위협으로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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