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이집트 침략


이슬람의 이집트 침략은 639년부터 642년 사이에 라시둔 칼리프국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으며, 아므르 이븐 알 아스가 이끄는 군대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 침략은 기원전 30년부터 약 7세기 동안 이어진 로마의 이집트 지배를 종식시키고, 더 넓게는 1천 년 가까이 이어진 그리스-로마 시기의 종말을 의미했다.
이슬람의 침략 직전에 동로마 제국은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다. 618년부터 629년까지 사산조 페르시아가 이집트를 정복하여 점령한 바 있었고, 이후 동로마 황제 헤라클리우스가 이집트를 되찾았지만, 장기적인 전쟁과 내분으로 지쳐있던 상태였다. 이 틈을 타 라시둔 칼리프국은 이집트를 공략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므르 이븐 알 아스는 639년 12월, 약 4,000명의 병력과 함께 이집트 정복을 시작했다. 그의 군대는 예멘을 포함한 여러 아랍 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리다 전쟁 이후 개종한 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전리품과 포로를 얻을 수 있다는 약속을 통해 병사들을 고무시켰다. 이집트로 진군하는 동안 시나이 반도의 베두인들과 동방 사막의 아랍 유목민, 나바테아인, 로마 및 페르시아 출신의 이슬람 개종자들까지 합류하여 병력은 12,000명에서 15,000명에 이르렀다.

아므르는 알렉산드리아를 목표로 삼고 진격을 시작했으며, 나일강 서안의 타르누트에서 처음으로 동로마군과 조우했다. 비잔틴군은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 못했으나, 이슬람군의 진격을 하루 정도 지연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므르의 군대는 강을 따라 전진하며 여러 차례의 소규모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641년 2월, 아므르의 군대는 알렉산드리아에 도달하기 위해 바빌론 요새를 출발했다. 비잔틴군은 여러 차례 방어전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슬람군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후퇴했다. 이슬람군은 알렉산드리아 외곽에서 10일간의 격렬한 전투 끝에 비잔틴군을 격퇴하고 도시로 진입했다.
한편, 이집트 총독이자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였던 키루스는 항복을 논의하기 위해 아므르와 협상에 나섰다. 협상 결과, 알렉산드리아는 642년 9월 28일에 공식적으로 항복하기로 합의했다. 협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모든 주민들은 고정 세금을 지불할 것.
- 이슬람군과 비잔틴군은 약 11개월간 휴전을 유지할 것.
- 비잔틴군은 알렉산드리아를 떠날 수 있으며, 재산을 지참할 수 있으나 육로로 떠날 경우 세금을 부과할 것.
- 로마군은 이집트 재정복을 시도하지 않을 것.
- 이슬람군은 교회와 기독교 신앙에 간섭하지 않을 것.
그러나 이 협정은 이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642년 9월 17일, 비잔틴군은 완전히 이집트를 떠났고, 아므르는 알렉산드리아에 입성하여 도시를 완전히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회가 불타고 파괴되었으며, 알렉산드리아의 주요 교회였던 성 마르코 교회도 불탔다.
이슬람의 이집트 정복은 로마의 7세기 지배를 종식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문화와 종교, 정치적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었다. 이후 이집트는 이슬람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며, 이슬람교의 확산과 아랍어의 도입이 본격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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